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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근이 적은 언어는 습득이 용이하다?
그렇지 않습니다.
2011년 6월 현재 영어검정 3급의 어휘 수는 필요 최소어휘 수가 약 1300단어, 출제 어휘 범위는 약 2100단어입니다.
3급조차 수천 단어나 외울 필요가 있어 얼핏 보기에 영어 학습은 어려워 보입니다.
만약 어근을 줄이면 어떻게 될까요? 예컨대 finger를 외우는 것이 번거로우므로 hand(손)+stick(막대기)으로 손가락을 나타내는 방법입니다.
손가락을 handstick(손의 막대기)이라고 하면 finger는 필요가 없어지므로 어근의 수는 줄어듭니다.
참고로 손가락을 ‘손의 막대기’와 같이 복합어로 표현하는 것은 황당무계한 발상이 아니라 실제로 한국어의 손가락은 ‘손의 끝부분’이라는 뜻입니다.
어근을 줄이면 왠지 외우는 숫자는 적어질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손가락이 hand와 stick의 조합이라는 것을 따로 외울 필요가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외우는 단어 수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습득이 용이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게다가 복합어를 사용함으로써 일반적으로 단어는 길고 장황해집니다. 언어 전체가 사용하기 불편해집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finger보다 handstick이 더 외우기 쉬운 것 같은 느낌은 들지요?
확실히 ‘손의 막대기니까 손가락이다’라고 하면 이해하기는 쉬워 보입니다.
그러나 사람에 따라서는 손가락을 ‘손의 끝부분’이나 ‘손의 가지’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손의 막대기’는 조어자의 자의적인 명명에 따른 것이므로 결국 그 조어자의 자의성에 맞춰서 하나씩 어근의 조합을 외울 필요가 있습니다.
명명의 자의성이 있는 한 어근을 줄이는 것이 단어 암기를 쉽게 만드는 것으로는 이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어근이 적은 언어는 습득이 용이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생각해 봅시다. 만약 어근이 적은 언어는 습득이 용이하다면 자연언어는 모두 똑같이 그렇게 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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