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언어의 전망
20세기는 영어의 시대였지만 그것도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영어를 대신해 중국어가 공통어가 될까요? 적어도 당분간은 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옛 식민지 시대에 많은 식민지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에 영어나 프랑스어만큼 세계에 퍼져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영어가 쇠퇴했을 경우 한동안 공통어가 없는 시대로 돌아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렇게 되면 인공언어의 세계에 작은 붐이 일어납니다. 항상 영고성쇠가 되풀이됩니다.
이번에는 ‘유럽+아시아’ 즉 ‘유라시아’의 공통어가 요구될 것입니다. (미국인은 원래 유럽인이기 때문에 유럽에 포함하였습니다)
그러나 유라시아의 공통어를 향한 길은 험난합니다. 아시아와 유럽은 문화가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톨릭과 개신교로부터 공통의 종교를 만드는 것이 에스페란토라고 한다면 유라시아의 공통어를 만드는 것은 기독교와 불교와 이슬람교로부터 공통의 종교를 만드는 것과 같습니다.
에스페란토보다 더 합의가 안 되리라는 것은 뻔하겠죠.
유라시아의 공통어를 만들 경우 아시아와 유럽의 특징을 각각 채택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언어는 이미 존재하지만 지나치게 다양한 언어의 특징을 끌어온 탓에 오히려 ‘누구에게나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예를 들면――
“뭐, 거북은 일본어에서 와서 kame, 물은 중국어에서 와서 shui, 불은 영어에서 와서 fire라고……. 그리고 딸은 fille, 세계는 Welt, 안녕은 앗살람……이런 걸 어떻게 외우라고!”
――이런 느낌입니다. 어학덕후에게는 재미있는 언어지만 일반인의 감성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한 지역만 집중적으로 골라 버리면 그것은 그것 나름대로 불평등해집니다.
예를 들어 필자의 취향으로 고르면 프랑스어와 일본어를 메인으로 하겠지만, 그렇게 하면 당연히 독일인이나 태국인은 불만이겠죠.
역시 이런 종류의 언어는 어렵고 합의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 점을 감안한다면 아마도 유라시아가 아니라 일단은 아시아의 공통어를 만드는 편이 현실적일 것입니다.
한자를 바탕으로 사용하기 쉽도록 변화시켜 인공언어를 만드는 방법이 현실적일지도 모릅니다.
다만 일본 등은 대응할 수 있다 해도 중동은 어렵겠죠. 한자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아시아 동부로 묶는 것이 현실적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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