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단어의 보급과 경합에 대해
인공언어에서 신규어를 보충하는 방법은 자연언어의 방법과 다르지 않습니다. 만든 단어가 보급되어 가는 과정도 자연언어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자연언어에서는 매스컴이나 유명인이나 일반 여고생 등 다양한 사람이 새로운 단어를 만듭니다. 인공언어의 경우 제작자나 사용자가 똑같이 새로운 단어를 만듭니다.
어느 쪽이든 개인이 조어한 것이 보급되어 가기 때문에 본질적인 차이는 없습니다.
신규어의 보충에 관해서는 조어법을 제대로 만들어 두도록 합시다.
어근을 중심으로 한 파생어나 복합어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이해하기 쉽습니다. 예컨대 ‘책’과 ‘장’으로 ‘책장’이라는 복합어를 만드는 등의 방식입니다.
‘책’이 ab이고 ‘장’이 cd인데 ‘책장’이 abcd가 아니라 xyz가 되는 조어법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만든 단어가 반드시 무난하게 보급되는 것은 아닙니다. 신규어의 안은 여러 개가 나오는 경우가 있으며 종종 경합합니다.
예컨대 2011년 3월 11일에 일어난 지진은 당시 동북지방 태평양 난바다 지진이나 동북관동 대지진이나 동일본대지진 등의 몇 가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방송국마다 서로 다른 호칭을 사용했기 때문에 헷갈렸던 기억이 납니다.
대부분의 경우는 경합을 거친 결과 하나의 신규어가 살아남습니다. 살아남지 못한 단어는 사라지거나 다른 의미로 쓰이게 됩니다.
경합은 약어에도 해당됩니다. 예컨대 ‘メールアドレス’의 약어는 ‘メアド’일까요, ‘メルアド’일까요.
음역에도 경합은 발생합니다. twitter의 음역은 ‘ツイッター’일까요, ‘ツィッター’일까요.
또한 지역마다 서로 다른 경합 결과를 얻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컨대 맥도날드는 관동에서는 ‘マック’이지만 관서에서는 ‘マクド’라고 합니다.
신규어는 항상 경합의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만, 이는 인공언어에서도 완전히 똑같습니다.
화자 수가 적을 때는 괜찮지만 에스페란토 등은 상당히 이러한 경합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에스페란티스토 중에서도 학술용어와 같은 고급어를 조어할 때는 라틴어 기원으로 하면 어려워지기 때문에 독일어처럼 합성어를 다용하여 에스페란토의 기본어를 조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본어를 조합하면 자연히 어형이 길어져서 사용할 때 번거로워지는 결점이 있기 때문에 반대자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경합의 가능성이 생겨납니다.
이처럼 인공언어도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경합할 확률이 높아지고 신규어 보급이 어려워집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언어를 관리하는 시스템입니다. 인공언어의 경우에는 제작자가 관리하는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필자도 자신의 언어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대로 조어를 당해서 난감할 때가 있습니다.
인공언어는 혼자 만드는 동안에는 자신의 재량으로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늘어나고 운용하는 단계에 오면 경합 등의 문제가 일어나서 원활한 신규어 보급이 점차 어려워집니다.
사용자의 증가와 신규어 보급의 용이성은 대체로 반비례한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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