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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국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나려면
자국 문화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있어 당연한 것들을 하나씩 의심해 봐야 합니다.
예컨대 문자를 어느 방향에서부터 쓰는지와 같은 세세한 일조차 문화와 풍토를 고려해서 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자의 서기법은 문화와 풍토, 나아가 인간의 신체 구조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일본은 일찍이 두루마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글자를 썼습니다. 오른손으로 쓰면 왼손으로 두루마리를 넘기게 됩니다.
따라서 글자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진행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세로쓰기의 두루마리 문화에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가는 문자는 매우 부자연스럽습니다.
한편 양피지나 파피루스를 산출하는 풍토에서는 다른 서기법이 탄생했을 것입니다.
이처럼 얼핏 보면 당연한 것 같은 사물도 문화와 풍토와 인간의 신체구조 등과 같은 요소를 고려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겠습니다. 시계는 왜 오른쪽으로 돌아갈까요? 그것은 해시계가 돌아가는 방식에 맞추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북반구가 번영했기 때문입니다. 번영한 곳이 남반구였다면 지금쯤 지구의 시계는 반대로 돌고 있었을 것입니다.
당신이 만드는 세계에서 남반구가 번영하고 있다면 시계는 반대로 돌릴 필요가 있다는 뜻입니다. 이렇게 당연한 사물들부터 의심하고 들어갑시다.
다음 예로 넘어가겠습니다. 왜 일본인은 과거에 길의 좌측을 걸었을까요? 그것은 칼을 왼쪽에 차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측통행이면 칼집이 부딪혀서 다툼의 원인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무가 사회라는 문화가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통행대의 방향 하나를 정하는데도 통시적으로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인공문화를 제로에서부터 만드는 것은 대단히 어렵습니다.
이러한 고찰은 귀찮지만 하나하나 정하지 않으면 자국의 문화로부터 벗어날 수 없습니다.
만약 자신이 종교를 믿지 않는다 하더라도 세계의 설정으로서는 종교를 만들어야 하고 신화도 만들어야 합니다. 특히 신화와 같은 상상의 산물은 독창성이 넘치기 때문에 유용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천사에 날개가 달려 있는 것은 기독교에서 신이 하늘에 있기 때문입니다. 땅에 있었다면 천사는 머리에 드릴이 나 있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안이하게 천사에 날개를 달아서는 안 됩니다.
물론 모든 것을 기존의 신화와 다르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만드는 세계에 있어서 자연스럽기만 하다면 얼마든지 기존의 신화와 겹쳐도 상관없습니다.
예컨대 인공언어 아르카가 존재하는 세계에서도 사신은 낫을 들고 있습니다. 영혼을 곡물에 비유하여 이를 수확한다는 발상에서 나왔습니다.
평소 우리들이 별 생각 없이 보고 있는 것들은 모조리 문화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회의적으로 되지 않은 채 문화의 영향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어느 새 자국이나 강대국의 문화에 세뇌되어 의문을 갖는다는 것조차 잊어버리고 있습니다.
자국의 문화와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당연한 사물을 놓치지 않는 눈을 함양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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