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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온~ 레몬파이 구웠어~♪ 같이 먹자……어라, 뭐 해? 응? 아아, 아르카로 일기를 쓰고 있어. 라이팅 연습이 되잖아. im tur non axtes axlei. im fis non pelsat mil non eskat yu……됐다. 아-……. 시온, 그거 무슨 뜻이야? 응? ‘지금 일기를 쓰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가 와서 곤란했습니다.’라고 썼는데. 어디 이상한가? 단어라든가는 맞는 것 같은데……. 분명 단어는 맞지만 어색한 느낌이 드네. 문법도 약간 틀렸고. pels는 ‘누군가를 곤란하게 하다’니까 이대로라면 ‘나는 누군가를 곤란하게 했습니다’가 돼 버려. 정확히는 non nat pels지. 어법에 주의하도록. 일본어의 수동태는 민폐감을 나타내기 때문에 ‘雨に降られた’라고 하지만 아르카에서 민폐감을 내기 위해서는 문말순사 sin을 사용해. mil esk sin이지. 곤란했던 건 비가 온 시점과 같으니까 eskat이 아니라 그냥 esk라고 하면 돼. im tur(fis) 뒤에는 콤마를 찍자(없어도 틀린 것은 아니다). 종속절에서 non을 반복할 필요도 없어. 왠지 그냥 이어서 문장 사이에 see를 넣고 싶어지기도 하네. 그리고 axtes는 ‘쓰여 있다’라는 뜻이야. ‘지금 쓰고 있다’라고 할 경우에는 axtor가 돼.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되겠네. im tur, non axtor axlei. see im fis, non nat pels mil esk sin. 끄응, 열심히 썼는데……. 이해는 가지만 납득은 안 되네. 내가 쓴 것도 맞잖아. 요는 통하면 되는 거야, 통하면. 그야 그렇긴 한데. 다만 아까대로라면 ‘오늘 일기는 벌써 써 놓았습니다. 오늘은 내가 있던 곳에 비가 왔기 때문에 화풀이 삼아 누군가를 골탕먹여 줬습니다’라는 뜻으로 읽힐 텐데. 랄까 난 그런 뜻인 줄 알았어. 시온이 흑일기 쓰고 있네, 스트레스 쌓였나 보다 하고. 어중간하게 말이 되는 탓에 오히려 의도치 않은 뜻으로 해석되는 거지. 그래……. 그렇다면 할 수 없지. ‘아첫’ 덕분에 읽기는 가능하게 되었지만 쓰기는 아직 멀었네……. 어디 좋은 방법 없을까? 라이팅의 문제점은 아무리 연습해도 자기가 쓴 문장이 맞는지 어떤지 모른다는 점이지. 틀린 채로 써서 외워도 오히려 이상한 버릇이 들어 버리고, 상대방이 잘못 알아들을 수도 있고. (……잠깐. 틀린 게 아니라 ‘흑일기 쓰고 있다’는 해석으로 납득당한 나는 대체……orz) 라이팅은 빌려쓰기를 하는 게 가장 좋아. 작문이 아니라 차문(借文). 잘 쓴 문장을 빌려와서 따라하는 거야. 예를 들면 ‘오늘 아침은 흐렸기 때문에 학교에 우산을 가져갔다’라고 쓰고 싶다고 해. 먼저 환일에서 우산을 찾으면 esn이라고 나오지? 그 다음 용례검색으로 esn의 용례를 조사해서 쓰고 싶은 말과 비슷한 것을 찾는 거야. ↓이게 비슷해 보이네. an pias esn man eskat sat. 비가 올 것 같았기 때문에 우산을 가져왔다. 그러고 나서 이걸 바탕으로 단어를 교체해서 가공해 나가는 거야. 이것이 바로 빌려쓰기지. 작문보다 압도적으로 올바른 문장을 만들 확률이 높아. 먼저 나는 여자니까 주어가 an→non이지. 지금 우산을 가져와 있는 게 아니라 오늘은 가져갔었다는 과거의 문장이니까 동사는 pia/es인 pias 대신 pia/at의 piat. man은 여자아이라면 보통 mil로……됐다. 응, 괜찮은데. non piat esn mil까지 만들었으면 나머지는 종속절의 내용이네. ‘흐림’은 사전을 찾아야겠다. ……espte라. ‘오늘 아침’은……전문검색을 하니까 tu faar라고 나오네. tu at espte im fis. = fis at espte. 오늘은 흐렸다. ――라고 쓰여 있으니까 mil tu at espte im tu faar이려나. 아니, 흐린 거랑 우산을 가져간 건 같은 시각이니까 종속절은 at가 아니라 그냥 et로 하면 되겠네. 그래. 최종적으로는 non piat esn mil tu et espte im tu faar가 돼. 처음부터 쓰는 건 어려워도 빌려쓰기를 하면 정확도를 유지하면서 단어를 교체해 가며 작문할 수 있지. 용례뿐만 아니라 어법란도 봐 두면 좋아. diz도 kahi도 우리말로 하면 ‘죄’지만 어법은 차이가 있어서 til diz가 맞고 na diz라고는 할 수 없어. 동사일 경우에는 격조합도 살펴봐. koa(타다)는 koa lop(전철을 타다)이라고 하고 싶지만 이러면 ‘전철을 무언가에 태우다’가 돼 버려. 정확히는 koa a lop이고, 이건 사전에 있는 동사의 격조합을 보면 금방 알 수 있어. 사전도 좋지만 문예자료를 읽고 실제로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를 코퍼스 단위로 조사하는 것도 괜찮아 보여. 그 밖에는 콜로케이션이 있겠어. 한국어로는 ‘우산을 쓰다’라고 하지만 그대로 직역해서 lob esn(우산을 쓰다)이라고 하면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어. 정확히는 ar{hom} esn이지. 콜로케이션은 용례란에 쓰여 있어. 나머지는 동사의 상이네. 예를 들어 axtor는 ‘쓰여 있다’가 아니라 ‘쓰고 있다’. 그럼 ‘보고 있다’는 inor냐 ines냐. 이런 동사의 상도 틀리기 쉬운 부분이야. 그렇구나. 요약하면 라이팅의 키워드는 ‘용례’ ‘콜로케이션’ ‘어법’ ‘격조합’ ‘코퍼스’ ‘상’이네. 물론 문법과 단어를 파악하고 있다는 전제 하에서지만. 문제는 용례가 없는 단어인데……. esk는 많이 있지만 cate는 적잖아. esk가 luna한다면 feisesk는 물론 sae나 cate도 luna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지. 그렇다면 아마 feis 같은 것도 그렇고. 이들은 서로 용례가 공통되니까 이 중에서 가장 기본 단어인 esk에 용례를 모아두고 있는 거야. 아, 그렇겠네. esn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건 당연히 leeze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으니까 esn에 기재한 정보를 leeze에 그대로 싣는 건 비합리적이겠어. 그렇다면 읽는 사람으로서는 용례가 실려 있지 않으면 비슷한 장르의 쉬운 단어를 찾아보면 되는 거구나. 그러고 보니 시중의 영일사전도 이렇게 되어 있었어. 물론 esk와 cate 간에 공통되지 않는 부분도 있으니까 주의할 필요는 있지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