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제
●시제(tense)의 종류
시제는 과거, 현재, 미래, 통시, 무시제의 5종류다.
동사 단독으로는 무시제가 된다.
무시제는 ‘시제를 의식하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통상 화자가 말하고 있는 시간에 해당된다.
즉 현재형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통시는 시간과 관계없이 일정하다는 뜻. ‘나는 남자다’라고 할 경우 평생 남자이므로 통시이다.
단 평생 남자라는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기 때문에 일일이 통시를 쓰지 않고 실제로는 무시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통시는 부사 lut를 동사 뒤에 둠으로써 나타낸다.
an lab lut (나는 언제나 일한다)
우리말로 할 때는 ‘항상’ ‘언제나’ 등을 붙여서 해석하면 된다.
현재는 부사 tur로 나타낸다.
대개 화자가 말하는 내용은 현재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통시와 마찬가지로 생략되어 무시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의 부사를 사용하는 경우는 현재라고 분명히 말하고 싶을 때이므로, 우리말로 할 때는 ‘지금’을 붙이면 좋다.
an ke tur (지금 간다).
과거는 부사가 아니라 동사어미 at를 붙여서 나타낸다.
과거는 무표적인 시제가 아니므로 무시제로 돌릴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보다는 훨씬 빈도가 높다.
이에 부사 대신 더 빨리 말로 나타낼 수 있는 동사어미를 취한다.
an fit miik (나는 사과를 준다) → an fitat miik (나는 사과를 주었다)
참고로 개음절로 끝나는 동사에는 at 대신 t가 붙는다. 불필요하게 모음이 연속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an ku (나는 말한다) → an kut (나는 말했다).
미래는 부사 sil을 붙인다.
an ke sil (나는 갈 것이다)
●과거의 ses
과거형은 at 외에도 ses를 사용할 수 있다.
ses는 부사이며 sil이나 tur와 같은 방법으로 사용한다.
an ke ses (나는 갔다)
참고로 일상적으로 at가 아닌 ses를 쓰는 것은 아르카에서는 군대용어 위상이 된다.
그 경우 우리말로 했을 때는 ‘다나까, ∼지 말입니다’ 조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런데 ses가 가장 자주 등장하는 것은 문말순사로 쓸 때이다.
과거의 부사로서는 그리 자주 쓰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문말순사의 ses란 무엇일까.
예컨대 우리말로는 ‘그를 어제 처음 만났는데 그는 눈이 파란 색이었다’라고 한다.
그러나 잘 생각해 보면 ‘눈이 파란 색이었다’는 어색하다. 그 사람은 평생 동안 눈이 파랗기 때문이다.
‘파란 색이었다’라는 것은 화자가 체험한 시간이 과거였다는 것에 지나지 않으며, 그의 눈이 파랗다는 것이 과거인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차이를 표현하는 것이 ses이다.
‘그는 눈이 파랗다’는 la til ins soret이다.
la tilat ins soret라고 하면 예전에는 파랬지만 지금은 아니라는 뜻이 된다.
이는 컬러렌즈를 착용했던 경우를 제외하면 어색하다.
자연스럽게 말하면 la til ins soret ses다.
여기서 ses가 나온다.
ses는 ‘la가 til했던 것’에 걸리는 과거가 아니라 이 문장을 말하고 있는 ‘나’에서 본 과거이다.
참고로 ses를 붙이지 않고 la til ins soret라고 해도 틀리거나 어색하지 않다. 단순히 객관적 사실을 말한 표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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